여행후기

[모리셔스] 벨마플라지#5
이름 이혜정 이메일




힘들었던 인스펙션과 맛있는 점심식사를 끝마치고

룸에 들어오자마자 낭군님은 샤워를 하십니다.

바로 스파가 예약되어 있기 때문이죠.



원래는 저를 위해 벨마에서 준비해준 스파였으나

제가 스파를 받지 못하는 몸뚱이가 되어 버렸으므로....또르르...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몸에 바를 수가 없기에

낭군님만 스파를 받으셔야했습니다...





이 순간은 제 인생에서 손꼽히는 배아픈 순간으로 기억될거예요.











다시 봐도 배가 아픈 스파 입구네요....흑흑

계획대로라면 오빠가 스파받는 동안 저는 열심히 사진찍으면서 봐야했는데..

스파 안받을거면 가라고 해서 냉큼 저는 룸으로...ㅋㅋㅋㅋㅋ











일단 자리에 앉으니 이런 음료수 내어주시더라구요.

저도 주시길래

"저기, 난 스파 안받는데..... 난 이걸 받을 자격이 없어. 내건 넣어둬. 흙흑"

이랬더니만





"응 알아. 그래도 줄게. 너 마셔"



아, 정말 친절한 벨마플라지!!!!







근데

맛이 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낭군님께서 누웠을것으로 짐작되는 스파베드입니다.

낮에 인스펙션 하면서 찍어두었어요. ㅎㅎㅎㅎ

아.....다시 봐도 부럽구먼요..ㅠㅠ







낭군님 들어가시는거 보고 저는 다시 룸으로 돌아갑니다.



원래 계획은 얼른 씻고 한숨 자는 거였는데

짐 좀 정리하고 씻고 머리 말리니까

벌써 오빠 데리러가야할 시간이네요







스파에 도착하여 잠시 기다리니

뺀질뺀질해진 낭군님이 나오시더군요.



어땠어?라고 물었더니



와 진짜 좋아!!!

받다가 중간에 잠도 들었었어~

중간중간 세기가 괜찮은지도 물어봐주고, 진짜 너무너무 좋았네?

지금까지 받았던 것 중에 젤 좋은것 같아.

우왕



이러고 있다. 증말

아주 그냥 내 속을 뒤집어라 뒤집어!

ㅋㅋㅋㅋㅋㅋ



이 눈치없는 냥반아..





"너랑 같이 받았음 더 좋았을텐데 아쉬웠어. 근데 어쩌고저쩌고.."



이게 모범답안이지!!!!!!!!!!!







낭군님이 늘어놓으시는 스파 극찬을 들으며

제 표정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고



눈치챈 오빠는 바다보러 가자며 말을 돌리네요.







겹겹이 몸을 감싼 포근한 지방 덕분에

추위에 정말 강한 낭군님이심에도 불구하고

해가 넘어가니 날씨가 제법 쌀쌀하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아유이적나라하지만정직한3등신이라니ㅋㅋㅋ

마음 같아선 되도 않는 모델놀이 좀 해보고 싶었지만

추워서 (추워서라니.....으흑. 추워서라니..!! ㅠㅠ) 룸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룸에 들어가보니까 요렇게 와인과 간단한 안주(?)를 준비해두셨더라구요..









아 그 새를 못참고 한숨 주무시고 계시는 낭군님 곁에서 한숨 자고 싶지만

7시에 프라빈과 저녁식전주약속에 혹시 늦을까봐

걱정병 환자인 저는 잠을 자지 못하고야 맙니다.





이때 한숨 잤어야했는데....





어느새 시간이 다 되어 잠든 오빠를 깨워 옷을 갈아입힙니다.









참,

모리셔스의 리조트들은 남자들의 디너타임 드레스코드가 엄격합니다.

(이게 다 후랑스의 영향인듯! ㅋㅋ)



긴바지(청바지가 안되는곳도 있습니다)



카라 있는 셔츠(티셔츠 절대 안되요)



구두나 보트화, 슬립온처럼 발락 안보이는 신발

(운동화가 안되는 곳도 있습니다. 아참 크록스 고무신스타일은 발가락 안보여도 안될듯요)



잘생긴 얼굴(뻥이예요ㅋㅋ 그랬담 저희는 쫄쫄 굶다 왔겠죠?ㅋㅋㅋㅋ)



반바지만 가져갔다가 황급히 시내에 나가서 옷을 사야했다는 후기를 본적이 있어요.



꼭 긴바지(가급적 청바지아닌걸로) 챙겨가셔서 맘 편히 식사하시와요.





아참, 겨울(6~8월)에 가시려면 긴바지 어차피 가져가시는게 좋아요.

저녁엔 좀 춥거든요..

ㅎㅎㅎㅎㅎㅎ







레스토랑에서 쫓겨나지 않을만큼만 의관정제를 하고서

존이 예약해준 로맨틱한 디너가 기다리는 La Spiaggia로 향합니다.



이 레스토랑은 빌라촌 끝에 위치하고 있어 거리가 상당한 편이므로

버기를 부르시는 편이 좋아요.



저흰 호기롭게 걸어서 출발했다가 중간에 버기 얻어타고 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버기카덕분에 시간맞춰 도착!

프라빈과 먼저 아페리티프를 즐기기로 합니다.





유럽사람들은 밥먹기전에 왠 술이래요??

많은 사람들이 저녁식사때 식전주를 마시고 밥을 먹더라구요..



아니

빈속에 술마시고 꽐라되면 책임질거냐구요!!!

ㅋㅋㅋㅋㅋㅋ



전 술취하면 잘 운단 말이예요..ㅋㅋㅋ





여긴 유럽사람들이 주로 찾는 휴양지인지라

제가 갔던 모든 리조트에서 다 식전주가 굉장히 활성화되어있었구요..

그래서 왠만한 레스토랑엔 전부 바가 갖추어져 있는 편이었습니다.





이사람들, 예약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서

바에서 한잔하고 식사하면서 와인한병까고



아니

매일매일 와인을 한병씩 마시는데 간은 괜찮은거냐고요..







어쨋든,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왜자꾸 옆으로 새는 거죠?ㅋㅋㅋ)











프라빈과 함께 마셨던 상콤달콤했던 패션후르츠캌테일이예요,



다행히 패션후르츠는

속을 긁어내서 칵테일에 넣어 마시는 거였어요.











칵테일은 새콤달콤하니 맛있었는데 한모금 두모금 하니

피곤해서 그런가 알콜 기운이 훅~ 올라오네요.











밥먹기전에 군것질하면 밥을 못먹는데 말이죠...결국 다 집어먹어야했던 핑거푸드















2014.08.02



불란서에서 모신 쇼콜라티에의 초콜렛과

소믈리에가 엄선한 와인이 함께 하는 딱 하루 동안의 스페셜 디너



와-존이 어마무시할거라고 하더니 진짜 대박입니다요



근데 하프보드로 갈 경우 모든 레스토랑이 다 이용가능하다고 듣긴했었거든요..



그런데 이런 식사도 포함이 되는지는 확실히 잘 모르겠어요.



하프보드로 갔던 저희도 이날 존이랑 먹었던 점심 말고,

다음날 저희끼리 먹었던 점심은 비용을 지불했었거든요..



근데 이날 식사 추가차지가 없는 걸 보면 하프보드에 포함이 되는 것 같긴한데 확실치가 않네요..



진짜 포함되면 대박인데 말입니다!!!





코스는 이미 다 정해져있었구요,

스테이크 굽기 정도만 선택하면 되더라구요..



저희 일정 중에 가장 화려하고도 맛있었던 디너를 지금부터 소개하겠습니다!!







오늘의 식사는 코스마다 그 요리에 어울리는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와인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식전에 제공되었던 보글보글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항상 맛있었던 식전빵입니다.

식전주와 함께 빵 좀 뜯다보니

에피타이저가 나옵니다.

















앞은 관자요, 뒤는 어묵이로다



관자는 역시 관자

구워서 소스 얹었으니 어찌 천상의 맛이 아닐 수 있으랴



뒤에 (사심 잔뜩 담아) 아웃포커싱된 하얀 녀석은

약간 어묵같은 맛인데 질감은 크림치즈같은 저에겐 영 별로였던 메뉴였어요.















저는 해산물을 잘 못먹는 편이지만 비리지않고 담백하니 맛있었던 흰살 생선요리입니다.

위에 까만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검은깨를 갈아놓은 것 같았어요.









 





생선요리 치우고 나니 빨간 와인 한잔을 더 줍니다.





드디어 고기가 나오려,나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순간인 고기를 앞둔 이 시점에





장시간 비행을 견디고 리조트에 도착해서 쉴틈없이 인스펙션을 하고

스파받는 오빠를 시샘하며 겨우겨우 씻기만 한 뒤

잠 한숨 못잔 저는



현지 시각 저녁 8시 반

한국 시각 새벽 1시 반





시차 적응에도 개실패한데다가 알싸하게 술기가 올라오니

미친듯이 잠이 오기 시작합니다.



화이트와인이 깔끔하게 맛있어서 한모금 두모금 자꾸 마셨더니만

스테이크를 기다리면서부터 급격하게 잠이 쏟아집니다.

꺼이꺼이





기억이 투둑투두둑 끊어지기 시작하고 고개가 앞뒤로 절로 끄덕여집니다.



눈꺼풀 들어올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고통스러워지면서

어디든 머리를 기대고 자고 싶어 미치고 팔짝 뛸 지경.



미칠듯이 쏟아지는 잠을 이겨낼 재간이 없어

오빠 나 자러가고싶어, 못난 날 용서치마..



라고 선언하려던 순간





하앍

이 녀석이 나와버리고 말았습니다.













코스의 끝판왕인줄 알았던 환상의 스테이크님이십니다..ㅋㅋ





반짝반짝 빛나는 스테이크를 보니 졸려서 감기던 눈이 번쩍!!!떠집니다.

푸아그라를 곁들인 스테이크



런치의 교훈에 따라

"미디움"으로 주문한 이 녀석의 고운 자태에 나갔던 정신이 반짝하고 돌아옵니다.

(효과가 아주 짧긴 했지만...ㅠ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봐도 알흠답네요...ㅋㅋ





아아,

이 녀석은 제 인생스테이크였습니다.



낭군님도 한입 썰어 드시고는 맛있다고 난리난리

고기가 살살 녹는 것이 모리셔스에서 먹었던 모든 음식 중에

최고최고최고였어요!!!!







그.런.데 요상하죠?

분명 나는 고기를 열심히 썰어서 먹고있었는데





"정신차려!!!"

소리에 눈떠보면 고기 씹다말고 자고 있네?





악-진짜 미추어버리겠어.

졸려워

졸립다고!!!!!

나 제발 잠 좀 자게 해주세요..

엉엉







가끔씩 정신이 차려질때면

내가 고기를 먹는건지 고기가 나를 먹고있는건지도 모르게

정신없이 조는 내가 너무 창피해서



정신차려보자며 와인을 한모금

제 정신은 더욱 아득해집니다.

ㅋㅋㅋㅋㅋ

(그러게 술은 왜 자꾸 ㅊ마셔가지고...또르르)





어느새 주변의 직원분들이 저희 테이블 주변에서 수군거리기 시작합니다.



담당웨이터부터 소믈리에, 레스토랑매니저까지

한명한명 차례차례와서 질문합니다.





"혹시....... 무슨 문제 있니?"





왜냐하면

미친듯이 졸고 있었으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미 반혼수상태였기에



낭군님께서 "아니, 얘는 지금 졸려서 그래. 전염병이나 체체파리 아니니까 걱정마"

라고 해명해주셨으나 믿지않는 눈치였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느라 진짜 맛있었던 살살 녹는 스테이크를 남기는 중죄를 범하고

도저히 못견디겠어서 돌아가려던 저희에게 웨이터가 말합니다.





"불란서 쇼콜라티에의 특급디저트가 남았는데 갈거야?"





디저트의 노예인 저는 눈꺼풀을 손가락으로 지탱한채 기어이 디저트를 받고야 맙니다.

(이 의지로 잠을 참고 공부했으면 서울대를 갔을텐데)











꺄-

진짜 귀엽지 않나요?

얘가 나왔을때 잠깐 한 37초정도 정신이 돌아왔던거 같아요..ㅋㅋㅋ



빨간색은 선지..

일리가 없고 그냥 초콜렛이구요..ㅋㅋ



위에 하양하양점과 아래 버섯 몸통은 머랭이었답니다.

입안에서 파사삭하고 사르르 녹는 달콤한 머랭



아아......

잠을 포기한 보람이 있네요!!



하지만 저는 얘를 먹으면서도 잡니다.



"와! 맛있..............................................zzz"



"저기요. 정신차리세요. 눈뜨세요. 제발요."





제 꼬라지를 보고 오빠가 이미 더이상의 알콜 섭취 금지령을 내려서

처음 그대로 와인이 찰랑거리는 잔이 4잔이 되었습니다.

(스파클링-화이트-레드-아이스와인까지ㅋㅋㅋㅋㅋ)



소믈리에가 지나갈때마다 (왠지 우리 느낌에ㅋㅋ) 저희 잔들을 째려봅니다.

괜시리 찔려서 디저트용 달콤한 와인을 나도모르게 한모금 합니다.



그리고는 더욱 빠른 속도로 정신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기 시작합니다.

이어서 저에 대한 낭군님의 사랑도 들어왔다 나갔다 하기 시작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겨우겨우 정신 붙들어매고 후식을 해치운 뒤

진짜 룸에 갈거야!!!!!!!!!!!!!!!!!!!!!!!!!!!!!!!!!!!!!



일어나서 두발자국 걸었는데 웨이터가 말합니다.

"어머, 메인디저트가 아직 남았는데. 어쩔. 언능와서 앉아라."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메인디저트??







무슨 디저트가 에피타이저가 있고 메인이 있냐...ㅠㅠ

세상에 불란서 애들은 이렇게 ㅊ먹고 왜저렇게 다들 날씬해. 다 재수없어!!! 제기랄!!!





하지만 오늘은 쇼콜라티에의 스페셜 디너인걸요.

이분은 불란서에서 초빙되신 아주 유명한 분이랬어요.

내가 이런사람이 만든 디저트를 언제 또 코스별로 먹어보겠어요..



조용히 자리에 앉아 메.인.디.저.트.를 기다립니다.



아아- 이 시간이 어찌나 길던지요.

잠을 못자는 고통이 이런거였어요...

어흑...



테이블에 이마를 찧었다가

의자뒤로 목이 넘어갔다가

난리 부르스 중인 저를 주시하던 직원분들께서

LTE의 속도로 메인디저트를 가져다 주십니다.

(이분들도 얼마나 제가 웃기고 짜증났을까요.. 다시 생각해봐도 북흐럽다는요...ㅠㅠ)











"짜잔, 기다린 보람이 있을거야. 최대한 빨리 가지고 왔어. 얼른 먹고 가서 자렴"



와...

접시를 받았는데 너무너무 예뻐서 52초짜리 맨정신이 돌아왔어요.





꺅-예쁘쟈나

잠이 다 깨쟈나

내가 좋아하는 초콜렛이쟈나

맛있겠쟈나



그리고 한입떠서 먹고는 또 기절...



결국 쟤도 다 못먹고 오빠한테 질질 끌려나와 버기를 타고 룸에 돌아왔어요.

저는 그 와중에도 초콜렛 먹었다며 양치를 꾸역꾸역 하고

그대로 기절합니다.



아...

낮에 한시간만 잤어도





저런 추태를 부리지 않고

로맨틱한 디너를 즐겼을텐데말이죠..ㅎㅎㅎ





어쩃든, 로맨틱하면서도 코믹했던 저의 첫날밤이 지나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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